전북 부안의 고사포해수욕장 주변에 작은 섬인 하섬이 보인다. 하섬은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날에 3, 4일간 길이 열린다. ‘모세의 기적’처럼 바다가 갈라지면서 바닷길이 열릴 땐 걸어서 섬에 들어갈 수 있다. 바닷길을 걷는 체험은 색다르다. 특히 폭 10∼20m의 구간을 걸으면서 낙지, 게, 조개 등 해산물을 줍는 재미가 쏠쏠하다. 인적 드문 숲을 걷다 보면 산에 온 듯한 착각이 들다가 파도 소리에 바다 한가운데임을 실감한다.
일 년에 수십 번씩 바다가 갈라져 사시사철 길을 열어 모든 중생들의 온갖 시름을 넉넉한 가슴으로 품어주는 낭만적인 섬, 하섬은 1950년대에 원불교 재단에서 사들여 해상수련원으로 쓰고 있어 현재는 수양을 위해 예약한 원불교 신도나 그 신도와 동행한 일반인만 출입할 수 있는 원불교의 성지이다.
원불교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는 섬 안에는 원불교법당과 식당 및 방갈로식 숙소가 있고, 관리인이 사는 민가도 두 채가 있어 섬에 갔다가 물이 들어 와 미처 빠져나오지 못 할 때는 여기에서 묵을 수도 있다.
이 섬은 물때를 맞춰야 들어갈 수 있어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아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깨끗함을 간직하고 있다. 섬 안에는 200여종의 식물이 자라서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을 이루어, 특히 솔바람 소리와 솔 향이 가득하여 태고의 신비를 느끼게 한다.
섬 한가운데는 원불교 대종사가 왔다가 지팡이를 꽂아 물이 솟게 했다는 전설의 샘이 지하 60m에서 솟아나 물맛이 청량하고 개운한 석간수가 흐르고, 남쪽 백사장에는 여름철에 해수욕도 즐길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들기도 한다.
해안선 길이가 3.5km여서 한 바퀴 도는 데 40분 정도 걸리는 하섬은 가족들과의 단란한 섬 나들이로 제격인 곳이다. 하섬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. 옛날 옛적에 육지에서 노부모와 아들이 살고 있었는데, 어느 날 태풍으로 부모님이 탄 고깃배가 하섬까지 떠내려가서 돌아오지 못하자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용왕님께 빌고 빌었더니 효성이 가상히 여겨 용왕님이 길을 열어주었고, 그 후 아들은 효를 다해 부모님을 모셨다고 한다. 바로 하섬 팔경 중의 하나인 ‘칫등해로’이다.
하섬은 육지에서 제일 가까우나 오랜 동안 베일에 싸여 신비로움을 간직한 섬이다. 그 옛날 어부들이 칠산어장의 만선을 꿈꾸며 부르던 하섬의 뱃노래가 아직도 들려오는 듯하다
하섬 뱃노래
두둥실 배 띄워라 뱃놀이 가잔다.
일도 많던 우리 등지 하루 쉬어 가잔다.
(후렴)
어허루 야노야 어허루 야노
어기어차 뱃노래 가잔다.
물 맑은 변산반도 여름의 낙원이요
마포 선창 산발리는 나루터 되었네.
새우가 뛰는 모양 하섬이라지만
연잎이 둥실 떠서 하섬이란다네
쌍선봉 봉머리엔 흰 구름 뜨고요
월명암 쇠북소리 옛 님이 그리워
봉래산 뭉친 정기 하섬에 어렸네
두둥실 반야선 우리 탄 배로세
하섬에 도착했을때는 바닷불이 들기 시작했다.
바닷가에서 바지락을 캐는 관광객들이 많이 있다.
하섬은 원불교 성지라서 섬둘레만 볼수 있고 섬 안쪽에는 들어갈 수 없다.
나는 하늘에서 둘러본다.
주소 : 전북 부안군 변산면 마포리 하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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